청력

나이 들면 고음부터 안 들린다 – 청력 퇴화 순서와 이유

공팔 2025. 4. 13. 14:42

노화로 인한 청력 변화, 왜 ‘고음’부터 사라질까?

청력은 인간의 모든 감각 중에서도 가장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노화가 진행되는 감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들면 귀가 어두워진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청력의 퇴화는 단순히 소리가 작게 들리는 수준을 넘어,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먼저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대부분 고음 영역에서부터 시작된다.

청각은 소리를 주파수(Hz)와 강도(dB)로 구분하며, 일반적으로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범위는 20Hz ~ 20,000Hz이다.
하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리는 250Hz에서 8,000Hz 사이에 집중되어 있으며, 8,000Hz 이상의 고주파수 영역은 점점 나이가 들수록 인지하기 어려워진다.

그 이유는 내이(內耳)의 달팽이관(Cochlea)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달팽이관은 소리를 주파수별로 해석하는 기능을 하며, 고주파수는 입구(기저부), 저주파수는 안쪽(첨부)에 배치된 청각세포가 담당한다.
나이가 들면 기저부부터 먼저 손상되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고음 인지 능력이 가장 먼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노화성 난청의 초기 증상은 "TV 소리는 들리는데, 사람 말소리는 잘 안 들린다",
"어린아이 목소리나 여성 목소리가 유난히 흐리게 들린다"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나이 들면 고음부터 안 들린다 – 청력 퇴화 순서와 이유

청각세포의 손상 순서 – 고음 청력부터 소리 없이 사라진다

귀의 청각 기능은 달팽이관 내부에 있는 수천 개의 ‘유모세포(hair cells)’에 의해 유지된다.
이 유모세포는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꾸어 청신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만,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 세포다.
문제는 이 유모세포가 고음 영역부터 더 먼저, 그리고 더 빠르게 손상된다는 점이다.

고주파를 감지하는 유모세포는 달팽이관의 입구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외부의 소리 자극에 가장 먼저 노출된다.
이 부위는 구조적으로 미세하고 혈류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어 산화 스트레스, 노화, 소음, 약물 등의 영향을 더 민감하게 받는다.

실제로 40대부터는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8,000Hz 이상의 고음에 대한 청력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60대 이후에는 6,000Hz 이상 영역에서 청력 손실이 뚜렷하게 진행된다.
특히 반복적인 소음 환경에 노출된 사람, 흡연자,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이러한 손상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고음 청력은 평소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이상을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국 보청기 착용 시점이 늦어지게 하고, 청신경과 뇌의 소리 처리 능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이처럼 청력은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예민한 고음 영역부터 서서히 무너지는 구조이므로, 정기적인 청력 검진과 자가 체크가 필수적이다.

 

일상 속 청력 퇴화의 신호들 – 단순한 ‘귀 먹먹함’이 아니다

청력이 떨어진다고 하면 흔히 생각하는 증상은 ‘귀가 잘 안 들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청력 퇴화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특히 고음 청력 저하가 진행되는 초기에는 소리 자체가 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소리가 흐리게 들리거나, 소리는 들리지만 단어를 구분하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고음 청력 퇴화가 시작된 신호일 수 있다.

  • “응?”, “뭐라고?”를 자주 묻게 된다
  • 사람 목소리는 들리지만, 말하는 내용이 또렷하지 않다
  • 여러 사람이 말할 때 대화가 섞여 잘 안 들린다
  • 특히 아이 목소리, 여성의 목소리, 전화기 소리 등이 잘 안 들린다
  • TV 소리를 키우고도 자막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 조용한 곳에서는 괜찮지만, 카페나 회식 자리 등 배경 소음이 있으면 대화가 힘들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긴 불편이 아니라, 청각세포 손상의 시작점일 수 있다.
특히 40대 이후라면 이런 변화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정확한 청력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력은 한 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초기 신호를 놓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 방법이다.

 

청력 노화를 늦추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들

청력의 노화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지만, 그 속도는 개인의 생활습관과 관리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완전히 막을 수는 없더라도, 충분히 늦추고 보호하는 방법은 존재한다.

✅ 실천 가능한 청력 보호 습관

  1. 소음 피하기
    – 장시간 이어폰 사용, 큰 소리의 음악,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의 장시간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2. 귀를 위한 휴식 시간 주기
    – 하루 중 일정 시간은 조용한 환경에서 귀를 쉬게 해주는 것이 유모세포 보호에 효과적이다.
  3. 정기적인 청력 검사 받기
    – 1~2년에 한 번, 간단한 청력 검사를 통해 변화 추이를 확인하고 조기에 관리할 수 있다.
  4.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 혈관 건강은 곧 내이 혈류와 연결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은 청력 손상의 위험 요인이므로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5. 이명, 귀 먹먹함 등의 증상 방치하지 않기
    – 귀에 이상이 느껴졌을 때 빠르게 진료를 받는 것이 만성 손상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가족 중 난청 병력이 있는 경우, 또는 청력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더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청력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중요한 감각 중 하나이지만, 손상되어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쉽게 방치되기 쉽다.

이제는 ‘나이 들면 당연히 귀가 어두워지는 것’이 아니라,
‘청력도 관리해야 하는 건강 자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