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귀 청소'는 어디까지 해야 할까? 잘못된 귀 파기의 위험성

공팔 2025. 4. 5. 23:50

귀 청소, 정말 매일 해야 할까? – 귀지는 더러운 게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지는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샤워 후에 면봉으로 귀를 파거나, 귀이개를 손에 들고 습관처럼 귀를 후벼 판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 하나, 바로 **“귀지는 귀를 보호하는 방어막”**이라는 것이다. 귀지는 피부에서 분비되는 피지와 먼지, 죽은 세포가 결합된 자연적인 부산물이지만, 그 역할은 결코 단순한 ‘노폐물’이 아니다.

귀지는 외이도(귀 구멍)를 감싸주는 천연 윤활제 역할을 하며, 귀 내부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주고, 세균과 먼지, 곰팡이의 침투를 막아주는 보호막이다. 심지어 귀지에는 약산성 성분과 항균 물질도 포함되어 있어, 외부의 박테리아로부터 귀를 지켜주는 효과까지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귀지가 귀 안을 청결하게 유지해주는 기능을 훨씬 더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즉, 귀지는 어느 정도 있어야 ‘정상’이며, 오히려 너무 자주, 너무 깊게 귀를 파면 오히려 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귀는 자가 정화 기능이 있어서, 대부분의 귀지는 말하고, 씹고, 하품할 때의 턱 움직임을 통해 저절로 바깥으로 밀려 나오게 되어 있다.
결론? 굳이 안 파도 된다!

 

'귀 청소'는 어디까지 해야 할까? 잘못된 귀 파기의 위험성

귀를 잘못 파면 생기는 문제들 – 고막이 아니라 건강을 후빈다

귀를 파다가 ‘시원함’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 순간의 시원함이 오히려 귀의 장기적인 손상을 부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면봉이나 금속 귀이개로 자주, 깊게 귀를 파는 습관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① 외이도염

지나치게 자주 귀를 파면 외이도(귓구멍 안쪽)가 마찰로 인해 상처가 생기고, 여기에 세균이 침투하면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귀가 가렵거나, 분비물이 많아지거나, 심하면 통증과 열감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② 고막 손상

고막은 두께 0.1mm도 안 되는 얇은 막이다. 부주의하게 귀이개를 깊숙이 넣거나, 재채기·하품 중 귀를 파다가 고막이 찢어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고막 천공은 청력 저하, 이명,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연 치유가 되지 않는 경우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③ 귀지 마개(귀지 색전)

귀를 자주 파면 오히려 귀지가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면서 덩어리로 굳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귀지 마개’라고 하며, 청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거나 귀가 먹먹한 증상을 유발한다.
이런 경우 귀지 제거 전문 이비인후과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결국, 귀를 시원하게 하겠다는 의도가 오히려 귀 건강을 해치는 ‘자해’가 될 수 있다.
귀는 파는 게 아니라, 지켜주는 것이 먼저다.

 

안전한 귀 청소는 이렇게 – 최소한의 관리로 최대한의 건강 지키기

귀 청소는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방식’으로 ‘필요할 때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은 안전하게 귀 청소를 하는 방법이다:

  1. 면봉은 귀 바깥만 정리할 것
    면봉은 ‘귀 속을 파는 용도’가 아니라, 귓바퀴와 외이도 입구의 분비물을 닦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귀 안쪽 깊이는 절대 손대지 말 것!
  2. 귀이개는 금속보다는 고무/실리콘 제품을, 사용은 주 1회 이내로
    귀가 유난히 기름지거나 귀지가 잘 생기는 사람은, 깊이 넣지 않고 살짝 긁어내는 정도로만 사용하자.
  3. 샤워 후 물기를 자연 건조하거나 수건으로 살짝 닦기
    귀 안에 물이 들어간 상태에서 귀를 후비면 상처가 쉽게 생긴다. 샤워 후에는 자연 건조 + 바깥쪽만 닦는 습관이 안전하다.
  4. 귀가 가렵다고 계속 파지 말고, 원인부터 점검
    가려움은 귀지가 많아서가 아니라, 건조하거나 외이도염이 진행 중일 수도 있다.
    지속되는 가려움이 있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정답이다.
  5. 귀지가 굳거나 막힌 느낌이 들면? 병원에서 안전하게 제거!
    이비인후과에서는 전문 기구와 내시경을 사용해 귀지 마개를 안전하게 제거해주므로, 절대 억지로 파내려 하지 말자.

귀도 예민한 기관입니다 – 과잉 관리보다 ‘지켜보는 관리’가 답이다

우리 몸 중에서 귀처럼 예민하면서도, 쉽게 무시당하는 기관도 드물다.
눈은 피곤하면 금방 인식되고, 입은 불편하면 금방 치료하지만, 귀는 ‘그냥 좀 가려워서 파면 되지’라며 대충 넘기기 쉽다.
하지만 귀도 피부이고, 신경이고, 청각 세포가 모여 있는 복잡한 감각 기관이다.

귀는 파지 않아도 된다.
귀지는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귀를 과하게 파면, 고막과 청력을 해칠 수 있다.
이 단순한 원칙만 기억해도, 우리는 평생 건강한 귀를 유지할 수 있다.

‘청소는 적을수록 좋고, 귀는 덜 건드릴수록 건강하다.’
이제부터 귀를 후비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지금 정말 파야 하는 걸까?” 하고 말이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귀를 자극하는 습관은 ‘반복될수록 더 무뎌진다’는 사실이야. 처음에는 살짝만 긁어도 시원했던 귀가, 점점 더 깊은 자극을 원하게 되고, 그만큼 위험성도 커진다. 심리적으로는 일종의 습관성 행위가 되기도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할 때 무의식적으로 귀를 파는 사람들도 많다. 이럴 땐 귀 청소 자체보다는 감정 조절과 생활습관 개선이 먼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의 경우, 귀지를 무조건 ‘빼줘야 한다’고 생각해 매주 귀를 파주는 부모님도 있는데, 오히려 아이 귀에 상처가 생기거나 외이도염을 반복적으로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소아는 성인보다 귀 구조가 좁고 민감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귀 상태 확인은 병원에서 안전하게 받는 게 가장 좋다.

결국 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절히 무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귀는 생각보다 똑똑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도한 간섭보다, 필요할 때 살짝 도와주는 조용한 배려일 뿐이다.
그게 바로, 진짜 귀 청소의 정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