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귀 안에서 ‘쿵쿵’ 뛰는 느낌이 든다면? – 맥동성 이명의 정체

공팔 2025. 4. 15. 00:56

일반적인 이명과 다른 '맥동성 이명'이란?

이명(耳鳴, Tinnitus)은 외부에서 실제로 나는 소리 없이 귀나 머릿속에서 주관적으로 들리는 소리를 말한다.
흔히 “삐-”, “지지직”, “윙-” 등 일정한 주파수의 소리가 반복되는 형태가 많다.
그러나 이명 중에서도 심장 박동처럼 ‘쿵쿵’, ‘두근두근’, ‘탁탁’ 같은 박자감 있는 소리가 귀 안에서 느껴진다면,
이는 '맥동성 이명(Pulsatile Tinnitus)'일 가능성이 있다.

맥동성 이명은 전체 이명 환자 중 10% 미만에서 나타나는 상대적으로 드문 유형의 이명이지만,
기존의 지속적이고 고정적인 이명과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을 가진다.
일반적인 이명이 청각세포의 비정상적 흥분 또는 신경계 오류로 발생하는 반면,
맥동성 이명은 주로 혈류의 흐름이나 혈관 주변 구조물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특히, 청각 기관 근처를 지나는 혈관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혈류 소리가 귀로 전달되면서,
실제로 귀 안에서 심장 박동과 같은 리듬감 있는 소리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맥동성 이명은 ‘혈관성 이명’이라고도 불리며, 귀 질환보다는 전신 혈관계 이상과 더 관련이 깊은 증상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맥동성 이명은 실제 물리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아 치료 가능한 경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반 이명과 구분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맥동성 이명의 정체

맥동성 이명이 생기는 주요 원인들

맥동성 이명의 발생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단순한 귀 질환을 넘어 심혈관, 뇌혈관, 두개골 구조, 호르몬 이상 등 전신 건강과 연결될 수 있다.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다.

✅ 1. 혈관 이상

가장 흔한 원인은 혈관의 협착(좁아짐) 또는 확장(풍선처럼 부풀어 오름)이다.
청각 기관 주변을 흐르는 경동맥, 정맥동 등에서 혈류가 빨라지거나 요동칠 경우,
그 소리가 내이 또는 청신경에 전달되며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경동맥 협착, 경정맥 압박, 동정맥 기형(AVM)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 2. 고혈압 또는 혈류 증가

혈압이 높아지면 혈류 속도도 빨라지게 되고, 이로 인해 혈관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귀에 전달될 수 있다.
스트레스, 불안, 격한 운동 후 이명이 더 심해지는 이유도 같은 원리다.

✅ 3. 고막 또는 중이 구조 이상

고막 안쪽 공간인 중이에 삼출성 중이염(물 찬 귀), 진주종 등으로 압력 변화가 생기면
내부 혈관의 맥동이 증폭되어 소리로 인식될 수 있다.

✅ 4. 내이 주변 종양

청신경초종, 혈관종, 유양돌기 부위의 양성 종양 등이 청각 신경이나 혈관을 눌러
소리의 왜곡 또는 증폭을 유발할 수 있다.

✅ 5. 갑상선 기능 항진증, 빈혈 등 대사성 질환

호르몬 변화, 산소 운반 능력 저하 등이 혈류 변화에 영향을 주어 맥동성 이명을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맥동성 이명은 원인에 따라 단순한 귀 문제가 아닌 전신 상태를 반영하는 신체 경고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접근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맥동성 이명을 의심해야 한다

맥동성 이명은 단순히 ‘귀에서 소리가 난다’는 일반적인 이명과는 다르게,
소리의 성격, 위치, 리듬감, 상황 변화 등을 통해 비교적 명확한 감각적 특징이 나타난다.

주요 자가 진단 포인트

  • 귀 안에서 “쿵쿵”, “두두두”, “탁탁”처럼 리듬감 있는 소리가 들린다
  • 소리가 심장 박동과 동일한 박자로 느껴진다
  • 밤에 누웠을 때, 조용한 환경에서 더 뚜렷하게 들린다
  • 고개를 돌리거나 눕는 자세에 따라 이명의 강도가 변한다
  • 압박감, 귀 막힘, 이명과 함께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귀 주변을 손으로 눌렀을 때 소리가 줄어드는 경우,
혈관과 관련된 맥동성 이명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단순한 청각 증상이 아닌, 혈관 또는 신경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으므로
지체 없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맥동성 이명의 진단과 치료 –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대응해야

맥동성 이명은 그 원인이 비교적 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과 치료로 증상 개선이 가능한 경우도 존재한다.
진단은 이비인후과 또는 신경과, 심혈관내과 협진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다음과 같은 검사가 진행된다.

✅ 진단 방법

  1. 청력 검사 & 고막 검사
    기본적인 청력 상태와 중이 구조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2. 경부 혈관 도플러 초음파
    목 주변 혈류 속도와 방향을 시각적으로 확인하여, 혈관 협착 여부를 판단한다.
  3. 뇌혈관 MRI/MRA 촬영
    내이 및 뇌 주변의 혈관 구조를 확인해, 동정맥 기형, 종양 유무를 정밀 분석한다.
  4. 호르몬·혈압·혈액 검사
    갑상선 이상, 빈혈, 고지혈증, 고혈압 등 전신 질환 유무를 확인한다.

✅ 치료 방법

  • 원인 질환 치료: 고혈압 관리, 갑상선 치료, 이비인후과 수술 등
  • 약물 치료: 혈관 확장제, 항불안제, 신경 안정제 등
  • 보청기/소리 재활: 소리 재훈련을 통해 인지 감소 및 적응 훈련
  • 수술: 청신경초종, 동정맥 기형 등 해부학적 문제가 원인일 경우 해당 부위를 절제 또는 치료

중요한 점은, 증상을 무시하거나 단순 스트레스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다.
맥동성 이명은 귀와 뇌 사이의 중요한 신호일 수 있으며, 조기 진단 시 개선 가능성도 높은 질환이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